19세기 초의 낭만주의 음악에 대하여

19세기는 음악사에서 일반적으로 낭만주의시대로 간주되고 있습니다. 문학에서 사용한 용어인 낭만주의(Romanticism)는 18세기 계몽주의의 합리성과 대립하며 주관적 감정이나 감상성을 중시하는 경향을 지칭합니다. 문학에서 낭만주의라는 말은 19세기 초에 있었던 박케노더, 틱, 노발리스, 슐레겔 형제 등에 의해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용어를 처음으로 음악에 적용한 사람은 E. T. A. 호프만으로, 그는 베토벤의 심포니 5번에 대한 비평문에서 이 용어를 사용했습니다.

본래 낭만적이라는 용어는 영웅적인 인물과 사건을 다루는 중세의 문학을 가르치는 로맨스에서 유래한 것으로, 현실적 세계와는 다른, 전설적이고 공상적이며, 이상적인 세계를 지칭했습니다. 이와 비슷하게 낭만주의  예술은 현실적 세계를 초월해 영원을 포착하며 무한계성을 추구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낭만은 19세기 예술양식에 적용되지만, 넓게는 모든 예술의 본질을 뜻하기도 합니다. 현실과의 격리나 이상세계의 추구는 정도의 차이가 있으나 모든 예술의 공통점으로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이 경향은 19세기 전체에 적용되지만, 낭만주의 예술의 특징이 19세기 전체에서 나타났다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이 시기에는 우리가 잘 아는 고전주의, 낭만주의 특성과 반대인 리얼리즘 경향, 민족주의 경향 등 비낭만적 경향도 같이 공존했습니다.  

19세기는 오늘날의 음악문화와 가장 깊은 관련을 맺는 시기로, 오늘날의 음악회와 오페라, 음악계는 많은 부분이 19세기 음악에 의존하고 있고, 현대인의 음악적 취향도 대부분 이 시기의 음악에 많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또한 우리가 생각하는 음악에 대한 일반적인 이해도 이때쯤의 문화에 의해 형성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19세기는 음악사에서 단순히 과거로 머무르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19세기 음악이 조성적인 전통형식을 바탕으로, 장르와 양식에서 그 어느 시대보다도 다양한 표현력의 심화를 가져오면서 발전하여 시대를 초월한 중대한 영향력을 행사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 이후 20세기의 음악의 새로운 양식이 대중에게 거리감을 주면서 바로 직전의 19세기 음악에 대한 대중들의 선호도는 더욱 높아졌습니다. 

19세기 음악사는 초기, 중기와 후기로 나뉩니다. 20세기 음악으로 변화되는 전환기적인 특징을 보이는 1890년경부터는 세기전환기로 구분합니다. 이는 19세기의 격동적인 정치적 변화와 관련이 깊습니다.

일반적으로 음악에서의 낭만주의는 1815년경에 시작된 것으로 봅니다. 대부분의 예술사에서처럼 19세기 초반에는 새로운 요인과 전통적 요인이 겹칩니다. 초기의 낭만주의 작곡가로는 베버와 슈베르트를 꼽을 수 있습니다. 슈베르트는 고전적인 전통을 많이 계승한 작곡가이지만 낭만주의적인 서정성과 형식의 유동성, 화성적 새로움을 시도해 이 시기의 중요 작곡가로 평가됩니다. 특히 예술가곡을 통해 시적인 낭만주의 정신을 뚜렷하게 보여주었습니다. 베버는 우리가 많이 들어왔던 <마탄의 사수>라는 작품을 작곡했습니다. 이는 최초의 독일 낭만주의 대규모 오페라로 평가됩니다. 다른 한 편 이 시기에 대중적 성공을 거둔 또 다른 작곡가로는 롯시니가 있습니다.  롯시니의 오페라는 무겁고 의미가 깊은, 장엄한 느낌의 베보펜 심포니와는 상반되는 가볍고 재미있는 음악으로 대중들에게 다가와 인기를 얻었습니다. 

1830년에 7월혁명이라는 정치적 사건과 맞물려 낭만주의는 유럽의 운동으로 퍼졌습니다. 음악에서는 베버, 베토벤, 슈베르트의 죽음 이후 젊은 세대 작곡가들에 의해 이전과는 뚜렷하게 구별되는 낭만주의양식이 전개되었습니다. 대표적 작곡가로 슈만, 멘델스존, 쇼팽, 베를리오즈, 리스트, 바그너, 베르디 등이 있습니다.

슈만은 새로운 시적인 시간이 시작되었음을 공표하면서 시적인 서정성이 반영된 다양한 작품을 작곡했을 뿐만 아닐, 비평문도 쓰면서 낭만주의미학의 토대를 마련하는 데에 역할을 했습니다. 베를리오즈는 문학과 음악을 결합하려는 새 시대의 경향을 반영한<환상교향곡>을 통해 표제교향곡이라는 새로운 길을 엽니다. 또한 이 시기에, 파가니니와 리스트 같은 연주기교가 뛰어난 연주가들이 등장해 청중을 놀라게 했으며, 바그너의 낭만적 오페라, 마이어베어와 베르디의 활동이 주목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