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공포증을 극복하려면

오늘은 무대 공포증을 극복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피아노를 취미로 배우거나 전문적으로 연주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몇 가지 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어떠한 특별한 계기를 통하여 무대에 올라서 사람들에게 연주를 들려줄 일이 생긴다면, 그건 아주 멋진 일입니다. 나의 연주를 나 말고도 들려주고 싶은 사람이나, 또는 많은 사람에게 들려줄 수 있기 때문인데요.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 내 연주를 들려줄 기회가 있다는 것은 정말 값진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흔히 해왔던 일이 아니기에 낯설어서 당황스럽고, 갑작스러운 변화에 몸이 말을 안 듣는 상황이 생깁니다. 콩쿠르이나, 작은 연주회, 학원 연주회, 행사장에서의 연주가 그리 흔한 일이 아니라서 당연히 그럴 수 있습니다. 이를 극복하는 방법에는 몇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미리 그 장소에 가 보는 것입니다. 내가 연주할 장소가 어떻게 생겼는지를 눈으로 훑어보면서, 가능하다면 피아노 의자에 앉아서 건반에 손을 올려보는 것이 크게 도움이 됩니다. 내가 늘 있던 공간은 내 눈에도 익고, 몸도 그 공간에 적응했기에 행동이 자연스럽고 통제가 됩니다. 그렇지만 새로운 공간에서 했던 일을 똑같이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하면, 그것은 착각입니다. 연주를 할 수 있는 공간이라 함은 보통, 연습실 보다는 훨씬 넓은 공간이고, 소리의 울림의 정도가 다르고, 내가 피아노를 보면서 연주를 할 때 시야가 넓게 트입니다. 무슨 말이냐면, 건반을 쳐다보기 위해 아래를 보면, 옆으로 보이는 관중석, 무대의 끄트머리, 위에서 내리쬐는 뜨겁고 밝은 조명이 신경 쓰이게 된다는 것입니다. 낯선 환경에서 불안해지고, 평소보다 밝은 조명 탓에 당황하기 마련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리 그 장소에 가서 공간을 어느정도 파악하면, 그 장소에 대해서 익숙해지기 때문에 마음이 편안해지고 모른다는 불안감을 떨쳐낼 수 있게 되어 긴장감을 조금 잠재울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머릿속으로 리허설을 해보는 것입니다. 그 장소에 다녀왔다면, 머릿속으로 떠올리며 무대의 어디에서 올라와 의자에 앉을 것인지 그 동선을 짜보면서, 몇 걸음 정도 걸을지 계산하고 앉아서 연주를 시작해 보세요. 실제로 하지는 않지만 시뮬레이션을 할 때, 실제 상황에서 보이는 사물들, 무리 지어 앉을 사람들의 위치가 어떤지 예상한 상태로 연주를 잘하고 마쳐서 무대 아래로 내려오는 것까지 생각을 여러 번 반복해서 하면 이 역시 큰 도움이 됩니다. 뇌는 실제와 상상을 구분 못한다는 말처럼, 생생하게 상상해서 뇌가 그 상황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작업을 해주는 것입니다.  그러면 실제 연주할 때에, 몸이 떨리고, 숨이 떨리는 현상을 확실히 줄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제3자의 입장에서 임한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이건 조금 어려운데요, 풀어서 말하자면 이렇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연주하는 나를 쳐다볼 것이고, 그 시선들이 부담이 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생각하지 말고, 나 역시도 무대에서 연주하고 있는 나를 보고 있다고 한번 생각해 보세요. 당사자로서 그 상황에서 연주를 하는 것은 맞지만, 나 역시 나를 보고 있다고 생각하십시오. 내가 나를 보고 있는 것 말입니다. 연주하 때에는, 음 하나하나를 손가락을 제 위치로 옮겨서 틀리지 않게 치는지 아닌지를 좇아서 연주하는 것이 아니라, 내 머리와 눈이 내 손이 전체 한 곡을 연주하는 걸 살피고 있다고 생각하고 연주에 임해 보세요. 이미 연습을 충분히 했고 준비를 마쳐서 연주를 선보이는 것이니, 했던 것을 바탕으로 내가 주체가 되어서 이 연주를 들려주는 것이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해 보세요. 내가 이 사람들에게 뭔가를 들려주며 전달하러 온 것이다 하는 주인 정신을 가지고요. 이러한 마인드를 가지고, 조금은 틀려도 괜찮다는 생각으로 스스로가 관중들에게 비평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좋은 작품을 함께 나누러 왔다는 정신으로 하면 좋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있으니, 음을 하나라도 틀리는 것은 용납이 안된다는 식의 생각은 오히려 긴장감을 과도하게 주어 부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위 세 가지의 방법을 실천에 옮겨보면, 자신이 이 방법 외에도 사용하고 싶은 방법이 떠오를 수 있습니다. 최대한 자신을 편안하고, 담담한 상태로 만들 수 있는 무엇을 찾았다면 무대 공포증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