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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피아노

피아노 초보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by 해쉬브라운 2024. 2. 20.

오늘은 피아노를 취미로 배우는 사람에게 적용할 수 있는 지식을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어딘가에서 본 피아니스트가 멋진 연주를 하는 것처럼은 아니더라도, 누군가에게 들려줬을 때 어떻게 듣는 사람에게 감동하도록 하는지에 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관찰의 중요성

 

피아노라는 악기는 상대적으로 사람보다 몸체가 큰 악기입니다. 업라이트 피아노라 하더라도 그렇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특히 자신이 초보라면 피아노 앞에 앉았을 때에 악기의 크기 때문에 악기에 압도되는 느낌이 있습니다. 건반도 88개이다 보니, 내가 짚어야 하는 건반을 찾느라 눈이 바삐 건반을 찾고, 페달도 밟아야 하니 건반을 누르고 곧바로 발이 뒤따라와서 페달을 밟아야 하는 민첩함을 갖추고 집중해서 악기를 만집니다. 하나의 작품을 연주할 때에 많은 작업이 있으니, 내가 연주하는 것을 내가 듣지 못하고, 오로지 필요한 작업을 다 하고 넘어가고 있는가를 체크하면서 거기에만 집중할 수 밖에 없습니다.

 

반면에 초보가 아닌 사람들의 연주는 어떨까요? 그 차이를 내가 찾아낼 수 있어야 합니다. 영상으로 보든, 실제로 보든 관찰하며 들어보면 됩니다. 대부분 그들의 연주하는 모습은 여유로워 보입니다. "그 사람들은 잘 하니까 여유가 있겠지."라는 생각이 드실 텐데요, 여기서 그치면 안 됩니다. 왜 여유를 가질 수 있는가에 대해서 탐구해 봐야 합니다. 오래 했으니 잘하는 수 밖에 없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것 말고도 다른 점들이 있습니다. 이에 관해서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어습니다.

 

탄탄한 기본기

 

피아노를 연주하는 것은 음악을 표현하기 위함이죠. 그러면 그걸 표현하기 위해서는 먼저 내가 그것에 대해 잘 알아야만 가능합니다. 뭔가에 대해 설명하려면, 잘 알아야 설명하고 가르쳐줄 수 있으니까 그렇습니다. 음악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즉, 악보에 쓰여 있는 계이름을 읽을 수 있는 것만으로는 다 안다고 할 수 없는 것입니다. 계이름은 표면적인 것입니다. 예를 들자면, 이 계이름이 이 부분에서 다른 음과 함께 어떤 화음을 표현하고 있는지 악보에서 보이시나요? 와 같은 겁니다. 음표는 하나하나 그려져 있지만, 혼자서 동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다음 음들과 어떤 상관관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내가 계이름을 하나씩 하나씩 읽을 때에, 기본 이론을 배우고 익힌 사람은 보자마자 음들을 묶어서 볼 줄 알기에 화음을 찾아내서 빨리 읽을 수 있게 됩니다. 그러면 이론을 알고 있는 사람은 초견으로 악보를 보고 연주하더라도 조금 더 매끄럽고 잘 표현할 수가 있겠죠.

 

이와 같은 맥락으로, 베이스의 진행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 그 흐름을 읽어 낼 수 있는지, 악보 위 곡의 진행이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지, 셈여림이 왜 이렇게 적혀 있는지 등등 전문가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대강 분석을 할 줄 아는 사람이 더 심층적으로 곡에 대해 이해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더 잘 아는 사람은, 더 잘 연주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피아노를 배울 때에는, 손으로 연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전에 음악이론을 알아야 하는 것이죠. 그 이론을 바탕으로 어떤 작품을 보건, 나름의 분석을 할 수 있고, 악보를 읽어내는 눈을 기를 수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이와 관련하여서는 차차 몇 개씩 악보를 가져와 예를 들어가며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내 연주를 녹음해서 들어보는 일

 

완벽하지 않더라도, 내가 연주한 것을 녹음해서 몇 번 감상해 봐야 합니다. 피아노 앞에 앉아서 듣는 소리와 녹음해서 듣는 소리가 많이 다르다는 것을 직접 들어본 사람들은 알 것입니다. 객관적으로, 남들이 들었을 때 어떤 느낌인가를 알려면, 녹음을 들어봐야 압니다. 들어보고 나서, 내 의도와 가깝게 표현이 됐는지를 확인할 수 가 있습니다. 만약, 들어봤을 때 원하는 대로 들리지 않았다면, 그 부분들을 체크해 찾아내고 수정하는 작업을 거쳐야 합니다. 숙련이 되면 직접 연주해 보면서도 곧바로 감지하고 수정할 수 있는데, 처음엔 그것이 들리기가 어렵습니다. 우리가 일상생활 속에서 들어왔던 사람들이 말하는 소리가 아니기 때문에, 여러 음들이 소리 나는 그 녹음을 듣고 처음에는 뭐가 뭔지 구별이 잘 안 갈 겁니다. 예를 들면, 한 구에서는 같은 크기의 소리가 나야 하는 것인데, 내가 유독 엄지로 누른 건반의 소리만 뚝뚝 끊겨서 들린다든지, 엄지를 손가락 밑으로 넘겨 건반을 누를 때 의도치 않게 악센트를 주지는 않았는지 정도를 들을 수 있어야 합니다. 사소해 보이지만, 이는 굉장히 큰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따라서, 듣고 알아냈다면 이제는 손이 편하게 쳤던 대로 치는 것이 아니라 소리를 신경 쓰면서 힘을 세게 줬던걸 줄여보고, 액션을 고쳐보고 다시 들어보면 됩니다. 한꺼번에 많은 부분을 수정할 수 없지만, 작은 차이를 조금씩 만들다 보면 뿌듯해지고, 나아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면서 연습이 재미있어집니다. 사실은, 연습이 지루한 이유는 뭘 더 연습해야 하는지 그 목적을 확실히 알지 못 해서에 있습니다. 무작정 오늘은 2시간, 내일도 2시간씩 하다 보면 지쳐서 결국 포기에 이릅니다. 그러나 주의를 더 기울여서 짧은 시간 동안에라도 임하면 새로운 걸 발견해 내고, 내가 고쳐야 할 부분을 스스로 찾아내면 길게 하지 않더라도 굉장히 큰 진보를 하게 됩니다.

 

피아노를 '친다' 보다는 소리를 디자인하는 것으로

 

초보일지라도, 내가 표현하고 싶은 음악이 있다면, 만들어 내고 싶은 소리가 있다면 할 수 있습니다. 영어로 피아노를 친다고 표현해 보면 play the piano가 됩니다. 피아노를 '치는 것'과는 조금 정서가 다른 표현이죠. 피아노는 좋은 소리를 내기 위해 있는 것입니다. 연주하는 사람에 따라 같은 곡이라도 천차만별로 연주합니다. 내가 피아노의 건반을 누르는 그 작업은, 악보에 그려져 있는 음들을 모두 다 쳐내는 것이 목적이 아닙니다. 내가 이 악보로 낼 수 있는 소리를 만들어내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손으로 소리를 빚어낸다고 생각해 보세요. 소리를 디자인해서 들려준다는 느낌으로 연주해 보세요. 그러면 처음과는 전혀 다른 연주를 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